아이돌마스터SideM / 토우히요
무대 밖의 함성이, 무대의 빛이 공간을 감싸고 있다. 내 앞의 아이들은, 빛나고 있다. 무대의 조명 때문이 아니었다. 그 빛은 스스로 빛을 내는, 아이돌이라는 별의 빛이었다.
이 순간을 위해 서로를 의지하며 성장하고, 함께 달려왔다. 오늘 이 순간만큼은 밤하늘에 밝게 뜬 일등성이 되겠지.
“...어이, 긴장한 거야?”
“네? 아……. 음, 아니라고 하는 건 괜한 고집이겠죠...”
눈을 맞추고 어색하게 웃어보았다.
“정말이지. 당신이 더 긴장하면 어떡해? 무대에 서는 건 우리라고. 그러니까 응원해줘.”
익숙한 미소로 나를 보고 웃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소. 나도 다시 입 꼬리를 움직여 자연스럽게 웃어 보이려했다. 노력은 했지만 제대로 됐는지는 알 길이 없다.
“응, 그거야. 그 미소라구. 크, 크흠... 올라가기 전에…….”
심호흡이 하는 모습이 그대로 눈에 들어왔다. 주위의 다른 사람들. 더블의 두 분과 쇼타 씨, 호쿠토 군은 그를 보고 웃고 있다. 곧, 입이 열렸다.
“프로듀서, 오늘 우리가 이 무대에 설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당신 덕분이겠지. 나를, 우리를 믿고 함께 와줘서 정말로 고마워. 우리 쥬피터는 물론, 더블의 두 사람도 분명 더욱 위로 올라 갈 수 있겠지. 그러니까 정상에 섰을 땐, 당신도 꼭 함께 같이 정상의 풍경을 함께 봐줘. 알겠지? 그럼... 다녀올게, 프로듀서!”
**
“헤에, 오늘 새로운 프로듀서님이 오는구나. 어떤 사람일까?”
“어떤 사람이든 간에 열정 넘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네.”
“앗, 토우마 군 방금 그 대사 엄청 사이토 사장님 같았어!”
“윽... 그런 아저씨랑 비교하지 마!!”
토우마를 놀리면서 쇼타는 아하하, 하고 큰소리로 장난스럽게 웃는다. 언제나의 쥬피터의 모습이었다.
“두 사람 다. 그쯤 해둬. 새로 온 프로듀서한테 쥬피터는 경박하다는 인상 심어버리면 큰일이잖아?”
“에에~ 호쿠토 군은 너무 그런 걸 신경 쓴다니깐. 하지만 뭐, 확실히 그러네 쥬피터는 매사에 진지하지 않아! 라는 말이 들리는 건 싫으니까~”
아직은 미숙한 두 사람을 제일 연장자인 호쿠토가 중재한다. 쥬피터의 세 사람은 남다른 유대로 이어져있었다. 그리고 호랑이도 제말 하면 온다고 했던가. 세 사람사이에서 화젯거리가 된 ‘새로온 프로듀서.’가 나타났다.
사무원인 야마무라 켄이 쥬피터 세 사람을 불렀다. 떨리는 마음으로 그들은 새로운 사람, 동료를 맞이하게 위해 다소 긴장된 마음으로 시선을 돌렸다. 시선의 끝엔 다소 상기된 얼굴의 여자가 서있었다. 나이는 다소 어려 보였다.
호쿠토랑 나이대가 비슷할 거 같은데... 토우마는 무심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슬쩍 호쿠토쪽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엔 어딘가 놀람이 서려있었다.
“응? 호쿠토 너 왜 그…….”
“히요코?”
이름을 불렀다. 켄도 꽤 놀란 것 같았다. 아직 이름을 말해주진 않았으니까. 이름을 불린 상대는 다소 허둥지둥 거리다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아, 안녕하세요! 아, 아니 음... 오랜만입니다...? 설마 알아 볼 줄은 몰랐어 서... 아, 저 그러니까...”
호쿠토를 보고 말하던 눈동자는 다른 두 사람에게 향했다.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자세를 다잡고 다소 낮은 톤으로,
“하, 하루사카 히요코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자, 잘 부탁합니다..! 저 프로듀서가 되어서 여러분들을 적극 서포트 하고 싶어요!”
이것이 첫 만남이었다.
**
“어, 프로듀서 님 거기 조심해~!!”
“네? 아, 우와앗!!”
미처 발밑을 보지 못하고 프로듀서, 히요코는 어지럽게 뻗어있는 전선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기자재들은 망가지지는 않았지만, 현장이 스태프들에게 주의를 들을 수밖엔 없었다.
“오늘만 두 번째야.”
“그걸 또 세고 있었어?”
“애초에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하고 싶지 않아도 하게 된다고. 그리고 저렇게 아슬아슬 하면 자꾸 신경 쓰게 된다구!”
토우마는 다소 못마땅한 표정으로 제 프로듀서를 보고 있었다. 함께 일을 하게 된지는 꽤 되었지만, 프로듀서 일이 처음이라 그런지 그녀는 사소한 실수들이 꽤 있었다.
이 점이 토우마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되었다. 처음이니 실수는 할 수 있겠지만, 그는 톱을 목표로 하는 아이 돌이었다. 그러니 미숙한 프로듀서의 행동에 큰 믿음이 가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너무 그렇게 몰아세우지 마, 토우마군.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거니까... 그리고 일 자체는 제대로 해주고 있잖아?”
“그 말이 맞아. 애초에 우리 스케줄이 늘어나는 바람에, 오자마자 우리랑 계속 일을 하게 된 것도 있어. 그리고, 저런 면이 귀여운 거지.”
“맞아. 맞아. 그리고 토우마 군도 처음부터 아이돌 일을 잘 한건 아니잖아? 처음에 961프로에 있을 때 토우마군 의욕만 앞서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쿠로 쨩한테 잔소리도 많이 들었었지~”
“그, 그이야기는 지금 상관없잖아!”
“아무튼, 프로듀서도 그때의 우리랑 같아. 처음 하는 일인이상 미숙 할 수밖에 없다는 거지. 그리고 그걸 토대로 같이 성장해 나가는 것도 꽤 재밌지 않아?"
"뭐... 알았어...“
토우마는 시선을 프로듀서 쪽으로 돌렸다. 그때 타이밍 좋게 두 사람은 시선이 마주쳤다. 토우마는 자기도 모르게 굳어버렸다. 히요코는 토우마를 보고 웃고 있었다.
“모두 촬영 들어갈 준비는 다 되셨나요?”
“어? 아, 응. 무, 물론이지! 이 정도쯤 낙승이지!”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있지 있지. 프로듀서 님! 토우마의 낙승 선창 같은 거 듣고 싶지 않아~?”
“네? 음, 뭐... 하면 재밌을 거 같긴 하네요!”
“그치?”
“뭐가! 됐으니까 빨리 촬영이나 들어가자고!”
프로듀서는 세 사람의 뒤에 섰다. 촬영에 임하는 세 사람의 모습은 듬직했다. 프로 아이돌이라는 느낌이었다.
프로듀서가 된 지금 그녀는 그런 아이돌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감회가 새로웠다. 자신이 이런 아이돌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 이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모든 일의 계기는 늘 그렇듯 사소한 사건이었다.
“오늘도 정말 멋진 촬영이었네요! 여기 물이요.”
“아, 응. 고마워.”
“아, 마침 목말랐어~! 요즘 점점 더워져서 금방 녹을 거 같단 말이지. 프로듀서 님 땡큐!”
“이 다음엔 스케줄 있던가?”
히요코는 다급하게 수첩을 열어 일정을 확인했다.
“아, 이 뒤부턴 프리네요. 사무실로 돌아갈 건가요?”
“그럴까?”
“난 찬성~! 너무 힘들고 배고파!!”
“하여간 넌... 뭐 쉬는 것도 중요하긴 하니까.”
대기실로 돌아가 돌아갈 준비를 끝마쳤다. 네 사람은 다소 시끌벅적하게 스튜디오를 걸어 나갔다. 항상 한발짝 떨어져서 걷는 히요코의 곁으로 호쿠토가 슬쩍 다가왔다.
“일은, 조금 익숙해졌을까?”
“뭐, 어느 정도는요... 호쿠토 군이나 다른 두 분도 절 도와주고 있으니까요! 더욱 더 열심히 해야겠죠!”
“뭐, 히요코니까 걱정은 안 되지만.”
“어이, 두 사람. 빨리 안 오면 두고 갈 거라고.”
“금방 갈게요! 하지만, 운전하는 사람은 저라구요!!”
“아, 아무튼!!”
“히욧찌! 오늘도 수고하셨슴다!! 저희도 이만 가보겠슴다~!!! 내일 만나여!!!!”
“시키 씨는 오늘도 힘이 넘치네요. 본 받아야겠어요!”
“저건 너무 오버하는 거예요. 아무튼, 프로듀서 씨랑 쥬피터 분들도 모두 수고하셨어요. 시키 군! 좀 천천히 가세요! 여름에 덥지도 않나…….”
마지막, 하이조커 까지 나가고 사무실은 쥬피터 세 사람과 프로듀서인 히요코만 남게 되었다. 그녀는 세 사람에게 이제 돌아가는 것이냐고 물어보았다. 들려온 대답은 긍정의 대답이었다.
“토우마 군 집에서 카레 먹고 싶은 걸~ 야채 듬뿍 카레 같은 거~”
“쇼타, 너 너무 뻔뻔한 거 아니야?”
“하지만, 그만큼 토우마 군의 카레가 맛있다는 거니까 기분 좋아하라구. 아 맞아 프로듀서님도 토우마 군의 카레 먹어보지 않을래?! 정~말 맛있거든! 아직 프로듀서님이 오기 전에 다 같이 합숙 갔을 때도 먹었는데 완전 인기 짱! 이었다구!”
“그런가요? 저도 카레를 좋아해서 꼭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음, 하지만 오늘은 아직 일이 남아서 안 되겠어요. 대신 맛있게 먹고 내일 후기 들려주세요.”
“아쉬운걸. 하지만. 응응, 그럼 내가 프로듀서 님 몫까지 꼭 먹어줄게! 그럼 우리도 이만 토우마 군집으로 출발~!”
“야!!! 마음대로 정하지마!”
쇼타가 먼저 나가고, 그 뒤를 토우마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쿠토가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갔다. 사무실엔 히요코만 남게 되었다.
조용한 사무실에 그녀는 조용히 노트북의 화면을 바라보았다. 다음에 있을 쥬피터의 라이브에 대한 준비였다. 이 일을 끝내고 나면 아마 다른 사람들과도 같이 일을 하게 될 것이었다.
“아, 히요코 씨, 오늘도 야근하는 건가요? 다른 분들은 이미 다 돌아가셨는데…….”
아직 퇴근을 하지 않은 켄이 다가왔다. 모습을 보니 퇴근준비는 이미 끝마친 것 같았다.
“아직 일이 좀 많이 남아서요. 역시 조금은 힘드네요.”
“뭐, 처음이니까요. 처음부터 쥬피터 일을 전부 맡긴 건 죄송해요……. 하지만 사장님이 꼭 그러라 고해서…….”
“뭐, 저도 좋아요. 쥬피터는 프로듀서가 되기 전부터 팬이기도 했으니까요. 단지, 저 때문에 피해가 가진 않을까하고……. 아, 시간이 꽤 늦었으니 켄 씨도 슬슬 퇴근하세요! 나머지는 제가 정리하고 갈게요.”
“앗, 그럼... 저도 이만 가볼게요. 그리고 너무 무리는 하지 마세요.”
“걱정 마세요. 그럼 내일 봐요.”
히요코는 기지개를 펴고는 다시 화면에 집중했다.
**
“토우마군은 더 연습할려고?”
“아아, 응. 팬들에게 최고의 라이브를 보여줘야지!”
“하여간 못 말린다니까. 그럼 나도 더 남아서 연습할까.”
“호쿠토 너도 더 할 거지?”
“어쩔 수 없네. 아까 중간부분 계속 느려지더라고. 다시 한 번 맞춰보자.”
“그래야지!”
쥬피터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연습을 계속했다. 연습에 임하는 모습은 평소와는 달랐다. 무대의 모습과도 다른 느낌이었다. 진지하게 자신을, 같은 멤버를 좇고 있었다.
만족 할 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연습을 계속하다보니 밖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힘~들~어~ 토우마군, 나 마실 거~ 아이스크림두~”
“내가 심부름꾼이냐고!”
“...나도 왠지 시원한 게 마시고 싶은 걸. 토우마 부탁할게?”
“호쿠토 너까지... 으으, 알았어. 어차피 나도 마시고 싶던 참이니까... 쇼타 넌 아이스크림 아무거나 사올 거니까 불평하지 마.”
“네~!”
토우마는 연습실의 문을 열어 밑으로 내려갔다. 밑의 사무실 쪽에 불이 켜져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아직도 남아있나? 누가 남아있나 궁금해 슬쩍 근처로가 살펴보았다.
남아있는 사람은 한명, 자신의 프로듀서인 히요코였다.
“당신, 아직도 남아 있는 거야?”
“우와앗……. 노, 놀랐잖아요!”
“응? 아, 미안... 이 아니라! 아직도 안 돌아갔어?”
“? 아직 일할게 산더미라구요~ 그러는 토우마 씨는 연습실에 있었던 건가요?”
“아아, 뭐... 안무를 맞추다 보니 이시간이더라고.”
토우마를 제 볼을 긁적였다.
“연습은 자유롭게 해도 된다고 했지만 너무 무리는 하지 마세요.”
“아니, 그건 내가 할말인 거 같은데... 당신도 그렇게 무리하다가 쓰러지거나 하지 말라구?”
“전 안 쓰러져요! 무, 물론 체력적으로 부족한건 맞지만...”
토우마는 그때 슬쩍 화면을 바라보았다. 거기에 있는 내용은 자신들의 라이브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그리고 그에 맞춘 스케줄들도 잔뜩 적혀있었다. 그러고 보니 프로듀서는 혼자서 저 많은 스케줄을 조정 하겠구나. 문뜩 보고나니 모르던 것들이 새롭게 눈에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있지, 아직 저녁은 안 먹었지?”
“네, 아직은…….”
“그럼, 우, 우리 집에 같이 가서 저녁이라도 먹을래...? 무, 물론 쇼타랑 호쿠토도 같이 갈거고...”
“아, 그래도 괜찮나요?”
“당신은 우리 프로듀서잖아. 당연하지.”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할까요. 사실 토우마 씨의 카레가 정말 궁금했거든요.”
어쩌다 보니 토우마의 집엔 쥬피터 멤버들 말고도 프로듀서가 함께 있게 되었다. 평소와는 다른 그림에 다소 어색하게 보이기도 했다.
“하여간, 토우마군 갑자기 당장 집으로 가자고해서 얼마나 당황했다구.”
“어차피 우리 집에서 밥 먹고 갈려고 했잖아?”
“에헷. 뭐, 그건 그렇지만~? 그건 그렇고 이번엔 프로듀서님도 함께 라서 너무 좋은 걸! 토우마군의 카레 엄청 맛있으니까!”
“그래요? 왠지 기대 되네요!”
“자, 오늘은 특별히 고기도 야채도 듬뿍 넣었으니까.”
“엄청, 맛있을 거 같아요!!!”
히요코의 눈은 카레에 고정되어 빛나고 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네 사람은 동시에 숟가락을 들었다. 토우마는 다소 긴장한 채로 히요코를 보고 있었다.
“헉.”
“왜, 왜?! 입에 안 맞는 다거나…….”
“엄청! 맛있어요!!!! 토우마 씨는 천재가 분명해요!!!!!!!”
평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토우마는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원래 저런 성격인가? 제 자신도 카레를 입에 넣으면서 속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저, 자실 카레 엄청 좋아하거든요. 토우마 씨의 카레는 향신료라던가 상당히 신경을 썼군요! 특히 감자가 아주 알맞게 익어서 엄청 맛있어요! 보통은 잘 으깨져서 카레 감자 죽 같은 느낌이 되기 일쑤니까요. 고기도 비싼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싼 부위를 쓴 건 아니네요. 적당히 기름기가 있어서 부드럽고 아주 좋아요! 향신료의 독특한 향은 역시 말할 필요도도……. ...아, 아무튼. 네. 맛있어요.”
“아니, 갑자기 진정하지 마.”
“아하하핫, 프로듀서 님, 엄청 재밌어! 토우마 군 반응은 저래보여도 속으로 엄청 좋아하고 있을걸~?”
“뭐... 뭐..!”
말 그대로였다. 히요코가 그런 반응을 보여줄지는 차마 예상하지 못했기에 당황했지만, 그런 반응에 기분은 좋았다. 자신의 요리에 그런 반응을 보여주면 누구라도 기분이 좋아 질 것은 분명했다.
“뭐, 좋으면 다음에도 만들어 줄 수는 있지만 말이지.”
“정말요!? 저 진짜 매일이라고 먹을 수 있어요!!! 평생이라도!”
“지, 진정 좀 해!!”
“아, 죄송해요. 너무 오랜만에 먹어서... 요즘은 일이 바빠서 도시락만 사먹……. 아, 아니 그냥 요리하는 게 귀찮더라구요!”
“그런데, 계속 밤늦게 까지 일하고 있던 건가요?”
“아, 일단 일이 많으니까 어쩔 수 없죠. 여러분이 힘내는 만큼, 저도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하니까!”
히요코는 제 손의 주먹을 쥐며 의지를 다지는 듯 한 제스처를 취했다.
“든든한 아군이 생긴 건 좋지만. 그래도 역시 무리 하는 건 좋지 않으니까.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일해주세요?”
“그런 그렇고 이번 라이브가 끝나면 프로듀서님도 이제 다른 사람들이랑 일하는구나. 아쉬운 걸, 우리만의 프로듀서! 라는 느낌이라 좋았는데!”
“그래도 당분간은 쥬피터위주로 일 할거니까요. 새삼스럽지만, 계속 잘 부탁드릴게요. 물론 카레도.. 헤헷.”
“...당신, 그런 성격 이였구나. 뭐, 됐어. 나도 잘 부탁해. 그, 처음엔 솔직히 조금 못마땅스러웠지만...”
“역시 그랬군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끄, 끝까지 들어...! 물론 그땐 그랬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 당신이 그만큼 노력하고 있다 는걸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지. 곧 있을 라이브도, 앞으로의 스케줄도 잘 부탁해. 프로듀서!”
“토우마 군은 이런 거 정말 좋아한단 말이지.”
“조용히 하고 카레나 먹어!”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는 어쩌면 천천히, 깊어지고 있을지도 몰랐다.
**
“드디어, 오늘이네.”
“...긴장하셨나요?”
“뭐, 그, 그럴 리가 없잖아! 이런 라이브는 많이 했다고. 이젠 낙승이지!”
“정마알~?”
“진짜야!”
“오늘 라이브, 정말 기대하고 있어요. 물론 팬들도 똑같겠죠.”
“응, 물론이지. 오늘을 위해 프로듀서도 열심히 해줬잖아?”
토우마는 히요코 앞으로 주먹을 가져갔다. 히요코는 웃으면서 제 주먹을 그의 주먹에 가져다 대었다.
“그럼, 다녀올게. 프로듀서!”
무대의 함성이 점점 커져갔다. 무대 뒤의 프로듀서는, 처음 서보는 곳에서의 풍경에 그대로 홀려버렸다. 아이돌, 자신의 아이돌이 저 무대 위에 서있다. 어딘가에서 새로운 감정이 피어났다.
“모두 수고하셨어요!! 뒤풀이도 맘껏 즐겨주세요!”
“오늘 쥬피터 모두 너무 멋졌지! 쿄지,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아, 네...”
“나도, 그렇게, 무대, 서고, 싶어!”
“응응, 우리도 곧 그런 무대에 설 수 있겠지.”
“저희 하이조커도 열심히 할 검다~!!!”
쥬피터의 라이브가 끝난 뒤의 뒤풀이는 사무소 전원이 모여 축하를 해주고 있었다. 무대의 열기가 아직 느껴지는 것 같았다. 쥬피터의 라이브는 또 다시 그들에게 새로운 열정을 부여해 주었다.
“쿄스케, 우리도 내일부터 잔뜩, 댄스 연습하는 거야!”
“응, 물론이지!”
“만족스러운 무대가 나와서 정말 다행이에요. 쥬피터 분들이 열심히 해줬으니까 가능했던 거겠죠!”
“그것도 그렇지만, 그래도 역시 프로듀서가 있어줬기 때문이겠죠. 이건 저희와 프로듀서가 함께 만든 무대니까요. 그리고 앞으로도 더욱 그런 무대가 늘어날 거고. 기대되지 않나요?”
“그러네요. 저에겐 이게 스타팅 무대니까요!”
여름의 하늘은 아직 밝았다. 이제 막 노을이 지고 있었다. 오늘이 지는 것을 보고 있으니 무대의 빛이 떠올랐다. 아직도 그때의 열기는 가슴속에, 머리에, 눈에 그대로 새겨져있었다. 다소 후끈한 여름의 바람이 살랑, 불어왔다. 정리를 미처 하지 못한 머리가 바람에 조금 흔들렸다. 그때, 닫혀 있던 옥상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라, 토우마 씨? 왜 올라오셨어요? 한창 재밌을 때 인데.”
“그냥... 아니, 당신 만나러 왔어. 여기로 올라가는 걸 봤거든.”
“응? 저는 왜요?”
“이것저것 할 말이 있어서…….”
히요코는 의아해 하며 그의 갈색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의 눈에 노을빛이 비쳐들어 가는 것이 보였다. 무대의 열기는 그의 눈에도 살아있는 것 같았다.
“이번 라이브, 정말 만족스러웠어. 당신이 없었다면 아마 이런 무대는 만들지 못했겠지. 정말 고마워. 새삼스럽지만, 당신한테 꼭 이야기 해주고 싶었어. 그리고...”
토우마는 뜸을 들였다.
“당신은 우리의 프로듀서다! 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 뒤처지지 말고 끝까지 우리의 뒤에서 제대로 받쳐줘. 나, 당신을 믿기로 했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당신을 믿어주는 만큼 당신도 나를... 우리를 믿어 줬으면 좋겠어. 어쨌든 우리는 이제 같은 곳을 향하는 동료니까. 말이지!”
토우마는 웃어보았다. 그 미소는 그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였다. 히요코는 아까와는 또 다른 감정을 느꼈다.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의 말에 대답을 해줘야만 했다.
“물론이죠. 저는 프로듀서에요. 그러니 제가 토우마 씨들을 믿어줘야겠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이곳에 와서 다른 사람들과, 쥬피터를, 토우마 씨를 만나 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노을은 이제 완전히 사라지고, 미숙한 여름의 밤하늘엔 별이 떠있었다. 별은 밝게 빛을 내고 있었다.